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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모닝콜, 서울 긴급재난문자

by 마샤리 2023. 5. 31.

오늘, 2023년 5월 31일 아침 6시 40분경, 다급한 삐이이이 소리와 함께 긴급재난문자가 왔다. 난생 처음 보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심플하고 다급한 내용의 문자다.

이번 해 자잘한 지진 경보가 있을 때도 당황스럽고 무서웠지만 이번은 공포감이 극대화되었다.

1. 무슨 일이 벌어진건지 모름
2. 어떻게 어디로 대피해야하는지 모름
3. 국민이, 노약자와 어린이 먼저 '대피'준비하라 함
4. 바깥에선 공습시에나 울릴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듯 한데 뭐라하는지 안들림
5. 바깥상황은 보이지 않음
6. 즉시 네이버 접속하니 접속 먹통됨
7. 출근시간

이런 상황이니, 혼자 있던 나는 엄청난 혼란에 빠졌다. 모두 전쟁이 난 거냐며, 불안해했다고 하는데 나 역시 공습인가, 혼자있다 죽는 건가 생각을 했다. 만일 정말 전쟁이 났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며, 뭘 챙겨 집밖으로 나가야할지 고민도 되었다.

 

내가 느낀 건 시한부 10분의 감정인데, 억울하고 아깝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직 아껴두고 못한게 너무 많은데..!!) 

 

일단 지방에 계신 부모님께 전화를 했다. 다행히도 전화는 연결됐다.
부모님은 그런 문자도 오지 않았고, 네이버도 잘 접속된다고 하신다.

그나마 안도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밖에선 계속 알아들을 수 없는 확성기 방송이 들리는 것 같고 집에 남아야 할지, 나가봐야 할지는 계속 고민되었다. 서울만 공습일 가능성도 있으니까.

 

그러던 순간 또 한번의 긴급안내문자가 도착했다. 

 

이 문자는 약 15분 후에 왔는데, 다시한번 한껏 존재감을 뽐내며 도착했다. 사실 이 문자를 보고 매우 불안하고 화가 났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잠을 설친 건 둘째치고, 물론 긴급문자는 필요하지만 이런 식의 긴급문자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더구나 현재는 이 문자를 어디서 보냈는가로 아웅다웅하는 꼴을 보니 착잡해졌다.

 

북한의 무인기 사건이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부산엔 욱일기를 단 일본 함정이 정박했고 오늘은 북한 우주발사체(미사일)이 발사됐다. 이쯤 되면 정말 국가 안보문제가 심각하게 다가왔음을 느낀다.

 

우리는 군중심리에 섞여 있을 때 숫자를 보며 위안을 삼고 어느정도 안전함을 예상하곤 한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끔찍한 대형 사고들 때문에 남들이 그 길을 많이 선택한다고 해서 안전한 것이 절대 아님을 깨달았다. 방심할 때 사건은 상상도 못할 만큼 크게 벌어졌다.

 

이 상황이 다시 한번 실제로 벌어진다면, 재난상황에서 난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가 준비해오고 누려왔던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고통도 모르게 평범하게 죽기를 바랄지, 맞서 싸울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갈지,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즉시 대피할지, 집안에 남아야 할지...영화나 게임에서처럼 실제로 많은 것을 생각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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