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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떠들기

단톡방 조용히 나가기로 본 한국인들

by 마샤리 2023. 5. 11.

'카카오톡 채팅방 
 
https://www.kakaocorp.com/page/detail/9951
 
카카오톡에 '조용히 나가기'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한다.
기존 톡플러스라는 유료 채팅방에는 이미 이 기능이 있었다고 하는데 어제인 23년 5월 10일, 드디어 카카오톡 실험실에 추가되었 시험과정을 거쳐 서비스될 예정이다.
 
카카오톡은 이번해에 '카톡이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이번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카톡이지' 프로젝트는 카톡 이용자들의 대화스트레스를 줄이고 편의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의 대표 메신저인만큼, 현재 한국인들에게 '카카오톡'은 일상에서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조용히 나가기'기능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은 꽤 많았다. '시댁 단톡방에서 나오고 싶어요', '이미 프로젝트가 끝났지만 간부급들이 많아서 단톡방 나오기 눈치보여요', '안 친한 친구들 방에서 나오고 싶어요' 등 다양한 사정들이 많아 보인다. 
 
 이용자들이 너도나도 앞장서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플랫폼은 아마 '카톡'이 한국에서 1,2위를 다투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도 그럴것이 카톡은 우리 생활속에 너무 깊숙히, 속속들이 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카카오톡 방을 나오게 되면  '-님이 나갔습니다' 라는 메시지가 단톡방에 노출되었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뜨면 나중에 사람들이 왜 나갔는지 궁금해하고 묻게 되며, 다시 초대를 해버리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 부분이 탐탁지 않았다고 한다.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귀찮은 관계 속에 엮이고 싶지 않고 언제든지 내가 원할 때 편하게 끊어내고 싶어서',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신경쓰여서' 가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화된 사회가 심화된 요즘 이런 현상은 자연스럽지만 어찌보면 좀 슬프기도 하다.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 친밀한 관계를 맺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인간관계를 쉽게 끊어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 아쉬운 소리를 못하고 눈치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탓할 수도 없는 것이,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너무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이제 수명이 다한 회사 단톡방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갔지만, 다음날 상사에게 불려가 '그래도 네가 먼저 나가면 되냐'라는 핀잔을 들었다면 거기에 대고 '이미 비활성화된 방이라 나가도 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이런 경험들이 자주 쌓이다 보면 싫은 소리를 듣는 것도 피곤해 그냥 포기하게 된다.

말하고 싶지 않은 건 말하고 싶지 않다고 할 수 있고, '조용히 나가기'기능이 간절하지 않은 사회가 되려면, 개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레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좀 더 인간적인 이상적 사회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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